일이냐? 육아냐?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택할 것인가?
엄마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일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 일을 했던 엄마, 출산 후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대한 압박이 많은 엄마들도, 각 가정의 상황이 다르지만 이 고민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전자에 해당한다. 결혼하고도 일을 쉰 적이 없었고 10년가량 쭉 일을 해오다가 현재는 육아휴직 중이다. 곧 다가올 선택을 앞두고, 이 책을 비자발적으로 읽게 되었다. 처음 이 제목을 보았을 때 '왜? 엄마만 키워야 하나?'라는 생각에 조금은 반감도 들었지만 읽고 난 후에는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사실, 이 책은 육아 쪽을 좀 더 강조하는 부분이 있긴 하다. (제목부터 보면 감이 오시겠지만...)
하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반드시' 란 없다고 본다. 3살 이전의 어린 아기에게 어떤 부분이 중요하며, 어떠한 양육환경이 제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와 연구결과 등 객관적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책이기에 한 번쯤은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행복한 세 살의 기억이 아기의 일생을 좌우한다'
자녀 양육에서 중요한 '관계'
아기의 두뇌는 2세 때까지 받는 사랑과 보살핌에 의해 새로운 구조를 발달시킨다. 이 시기에 집중적이고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뇌를 발달시키지 못하고 그와 관련된 도덕적 감각과 능력을 획득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바로 '우리'이다. 인생에서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돈과 소유 소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공동체, 우정, 사랑이며 이것은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이 관계는 우리를 성장시키고 발달시키며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해준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맺는 관계 중 가장 중요하고 장기적인 것은 '아이와의 관계'이다.
일 VS 육아 (돈 VS 사랑)
부모들이 선택한 당면의 기로는 돈 VS 사랑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이는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사랑을 선택한다면 물질적인 풍요는 줄어들 수 있고 공동체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오늘날 부모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아이들을 덜 사랑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다. 다만 삶의 방식의 변화가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오늘날의 사회적 구조, 경제 시스템은 부모들에게 일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한다. 이로 인해 사랑을 충분히 제공해주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오늘날 부모들은 일로 인해 아이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
저자가 어린 아기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
-어린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공해를 준다. 한정된 공간에 복작하기 때문에 집중도 어렵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거나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혼자만의 놀이를 할 수 없다. 무질서와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만 3세 이하의 아이들은 서로 배려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어렵다. 유년기 아이들은 서로 때리고 밀고 고함을 지르는 등 공격성을 보일 수 있으며, 당신의 아이도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공격적인 아이와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교사 1인이 3-5명의 아이를 돌보며, 8명을 혼자 보기도 한다. 많은 아이를 혼자 돌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전적인 관심을 기울이기도 힘들다. 또한 열정적인 보육교사도 있겠지만 최소한 일로 보는 교사도 있다. 자신의 아이라면 좀 더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보육교사가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때에는 일이라는 것이 큰 영향을 준다. 기다리는 아이가 많으므로 눈을 맞추는 시간은 짧고 친밀하지도 않을 수 있다. 보육교사의 역할은 아이를 보살피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 성향에 따라 잘 적응하는 아이도 있지만, 어떤 아이는 거리를 두거나 자기 욕구를 표현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런 아이는 보육교사에게 있어 조용하기 때문에 모범생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에게 밀려서 상대적으로 방치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활동이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기에 통제적이고 비인격적일 수 있다.(화장실 가기, 식사, 낮잠 자기, 기저귀 가는 일)
-3세 이후의 큰 아이들이 보육시설에 맞다. 자기들끼리 함께 어울리고 놀이를 하고 어른이 관심을 덜 줘도 행복해할 수 있고 스스로를 지키고 방어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그림 그리기나 놀이에 집중하기가 어렵기에 그냥 그 시간을 견딜 뿐이다. 즉, 아이의 요구를 보육시설이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아이들은 보육시설에 갇혀있는 것보다 변화무쌍한 밖에서 훨씬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3세 이전의 시기가 왜 중요한가?
인간의 두뇌는 생후 3년 동안 활발하게 발달한다. 뇌의 연결성은 사랑이 담긴 상호작용으로 발달된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아기는 감정을 이용해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 감정표현과 사랑을 표현하는 능력, 누군가를 신뢰하는 능력은 아기가 평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6-12개월 : 감정조절,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이 자란다.(전전두엽 피질)
12-24개월 : 자기 조절 능력이 내면화된다. 부모나 주양육자의 사랑의 엄격함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한 중대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이 책에서는, 엄마에게 이 선택의 모든 것을 짐 지워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일 VS 육아를 선택하는 것이 비단 엄마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사랑을 가득 채워주고 상호작용하며 성장이 가능한 환경 제공을 위해 아빠도 동참해서 노력해야 한다.
결국에는 엄마 혼자서는 집안일과 직장일을 완벽하게 모두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조율과 균형이 중요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알고 난 후 부부가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엄마가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것을 고려하거나 조부모 등 양육을 일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책을 읽고, 느낀 점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열심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최고의 선물 중 하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며,
우리의 보살핌을 바탕으로 자라나는 아이를 보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며, 우리 인생의 일부를 희생함으로써 우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러 책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저자가 왜 3세 이전의 시기를 주 양육자인 엄마에게 키워라고 하는지 납득이 간다. 3세 이전의 시기의 양육환경의 질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이 너무나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몇 해의 연봉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의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3세 이전의 시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참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볼 수 없는 곳에서 누군가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그렇게 맡기는 것이 두렵다.
아이들은 뭐든 흡수하는 스펀지라고 하는데, 가장 가까운 부모와 주변의 반응을 내면화한다. 주변 환경이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사랑이 가득하다면 아이는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엄마가 직접 키운다고 해서 모두 양질의 환경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키우지만, 아이에게 온전히 신경을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부정적 감정이 표출된다면? 그런 모습들을 아이들이 모두 본다면, 결코 좋은 영향이 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엄마가 키우더라도 건강하게 마음을 관리하며 아이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아이의 필요를 세심히 봐주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때로는 아이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을 표출하기도 했는데 반성하게 된다. 순간의 감정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육아를 하면서 더욱 돌아보게 된다. (나도 잘 안되지만 노력해야 하는 부분..... 엄마도 자라가야 한다)
우리 아이가 친구를 만났을 때 모습을 관찰하면, 이 시기의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만나면 부딪힘이 일어날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친구가 장난감을 가지고 앞에 있으면 '저건 뭐지?'라는 호기심이 발동하고 오직 본능에만 충실해서 그냥 곧장 뺏어버린다. 그럼 울고, 서로 뺏고 뺏기고 자연스레 얼굴로 손이 가서 할퀴고... 어른의 세심한 중재 없이는 같이 있을 수가 없다. 이런 아이들이 한 방에 모여있다면..? 1명의 어른이 감당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주장대로 참 소란스럽고 혼란이 가득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성향이 온순하고 조용히 혼자 노는 편이다. 여러 아이가 같이 있다면 모범생 취급을 받을 것 같고 그 이유로 방치될 우려가 아주 높은 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저자의 설명들이 이해가 잘 되었다.
참.... 그놈의 돈이 아깝긴 하다. 직장에 복귀하면 새로운 직책도 받을 수 있고, 복직 후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놓치는 것도 아깝다. 그 금액이 적진 않으니 갈팡질팡했다. 복직하고 6개월만 일하고 퇴사하는 것은 이상하려나..? 이런 고민도 여러 번 했다. 신랑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어떨지도 고민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복직하지 않고 가정보육을 하는 것에 더욱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나의 긴 인생 중 몇 년은 소중한 우리 아이에게 기꺼이 내어주기로 했다. 아이의 이 시절을 내 눈에 담아두지 않으면 훗날 후회할 것 같다. 또 지금도 우리 아이는 엄마 껌딱지인데 하루 종일 붙어있던 엄마가 갑자기 일정 시간 동안 사라진다면? 아이에겐 큰 혼란과 상실감을 줄 것 같다.
집이 부유하진 않지만 당분간은 긴축재정을 하며 아껴 쓰며 지내보기로 했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고, 우리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것 조금 못 사줘도 엄마가 곁에 있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물론 신랑도 동의했다.
나는 일을 그만두진 않을 것이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도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때가 오면 다시 일을 할 것이다.
결국 아이에 대한 모든 엄마의 마음은 같다고 본다. 워킹맘이나 육아맘,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소중할 테니 말이다. 혹시나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이 이 글을 본 후에, 너무 자책하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상황이 그러지 못한다면, 퇴근하고 그 잠시의 시간을 온 마음을 쏟아 아이와 함께 보내고 표현해주면 아이도 분명 그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짧다면 질적인 측면도 아이에게는 무시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아이를 진심으로 위하고 생각한다면 마음은 반드시 통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잘 보살피며 욕구를 채워주고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나는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게 어린 시기를 보내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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