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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책 읽기

불편함과 마주 앉아 인생의 행복을 깨닫다 : 불편한 편의점

by 곰곰책방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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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은 편하니까 가는 곳이 아닌가, 어떻게 편의점이 불편할 수 있지?
이 의아한 제목에서 내용이 참으로 궁금해지는 책!

핫한 베스트셀러 드디어 읽어봤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금세 빠져들어서 몰입할 수 있는 내용이 참 좋았다.
뒷 내용이 궁금해서 자기 싫을 정도였다.

간략한 줄거리


염여사는 부산으로 가기 위해 KTX를 타고 떠나던 중 자신의 소중한 파우치가 없어졌음을 깨닫는다. 뒤이어 온 전화에 누군가가 자신의 파우치를 보관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소중한 파우치를 찾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되돌아가는데..

파우치를 보관하고 있던 사람은 이름 모를 노숙자였다. 이 노숙자는 자신의 파우치를 다른 노숙자에게 뺏기지 않고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락 하나만 받고 금전 사례를 거부하는 그에게 왠지 모르게 염여사는 마음이 쓰인다. 자신이 운영하는 Always편의점에 와서 마음껏 도시락을 먹으라고 제안하는데... 이렇게 그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독고는 술로 인해 알코올성 치매가 온 상태였고 과거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인간적인 예의는 지키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새벽시간에 편의점 근처를 왔다가 불량 청소년으로 인해 위기를 맞은 염여사를 구해주게 되고. 염여사는 독고에게 새벽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이렇게 독고는 새롭게 취업을 하게 된다.

독고는 일을 하며 아르바이트생 시현, 오 여사, 및 다양한 손님들을 마주한다. 그들은 처음에는 독고를 불편해했지만 이내 독고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며 소통하게 된다.

과연 독고는 어떤 사람이길래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꼭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줄거리는 여기까지. 가능하다면 책을 읽고 이 리뷰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질문과 답해보기 & 기억에 남는 문장
(전자책이므로 종이책의 페이지를 알 수 없어서 페이지 생략)

Q1. 염여사의 삶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점은?
누군가에게 작은 호의를 베푼다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이 되는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염여사의 호의가 없었다면 독고는 다시 회생할 수 없었다. 기억을 찾을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염여사는 참 따뜻한 인물이다. 연금 받으며 편하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는데, 자신의 편의점에서 생계를 유지해가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어떻게든 책임지기 위해서 수익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지한다.
"마스크가 불편하다 코로나에 이거 저거 다 불편하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떠들잖아. 근데 세상이 원래 그래. 사는 건 불편한 거야."
이 말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염여사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삶을 살아간다. 사는 것은 불편한 것임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독고 또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은, 염여사가 자신의 편의점에 도시락을 먹으러 오라고 제안했을 때 새 도시락을 먹도록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굳이 폐기한 도시락만 꼭 받아서 먹었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에게 고집을 피워서 말이다. 왜 굳이 폐기 도시락을 먹으려 했을까? 폐기 시간을 기다려서 맞춰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러 부분을 봤을 때 독고 또한 경우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짜로 먹는 도시락을 날름 받아먹는 것이 아니라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폐기 도시락을 굳이 먹겠다고 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어떻게든 좀 더 편하게 살려고 애쓰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조금만 불편해도 쉽게 불평하게 되고 불만족해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지 않는가?
염여사는 불편함을 감수했기에 타인들을 위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었다. 인생을 살며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굳건한 힘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Q2. 손님들의 고민에 대한 독고가 제시한 해결책에 대한 배울 점은?
"들어주면 풀려요..." 아들과 소통이 단절된 오여사에게 독고가 해준 말이다. 이 말을 듣고 오여사는 아들의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고 자신이 쪼아대기만 했음을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어쭙잖은 조언이 아니라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을 더 위한다는 이유로 쉽게 조언하고 더 말하려 하지 않는가? 먼저 들어주면 상대의 필요가 비로소 보인다.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과거에 가족에게 모질게 굴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곽에게 독고가 해준 말이다.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이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손님에게는 막 대할 수가 없다. 친절하게 대해야만 한다. 최소한의 선을 지킨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쉽게 그 선을 넘나드는 것은 아닌지... 그 선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으로써 소중히 대하는 최소한의 선이 된다면, 우리의 관계는 더욱 친밀하고 풍성해지지 않을까?


Q3. 사람들이 독고의 첫인상을 불편해했던 이유?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는 선입견이 큰 이유지 않았을까? 결국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그들은 깨달았다. 그냥 인생 허무하게 산 노숙자가 아니라는 것을 독고의 깊이와 말, 배려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절대 마음을 열지 않고 거부하겠다고 했던 사람들은, 독고가 불편해서 편의점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저절로 발길이 향해 편의점에 오게 된다.
그리고 그의 배려(열풍기를 사놓고 틀어줌, 산해진미 도시락을 미리 빼둠, 삼각김밥을 나눠줌)에서 진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도 쉽게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알고 보면 그 선입견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고, 불편했던 사람이 오래 보면서 편함으로 바뀌는 경우를 흔히 보기도 한다. 내가 처음에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닌 경우를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너무나 쉽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자.


Q4. 독고가 기억을 되찾으며 깨달은 소중한 것은?
"결국 삶을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독고는 진정한 행복이 관계로 인한 소통에 있음을 깨달았다. 소통이 단절되고, 삶이 깨어진 후에 비로소 알게 된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책 속의 이 문장이 행복에 대해 다시금 울림을 준다.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돈, 안정된 직업, 좋은 직장 등을 쫓지만 결국 그것들이 주는 행복은 아주 찰나일 뿐이다. 행복은 꼭 뭔가를 얻어야만 오는 결과 같지만, 알고 보면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행복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것.... 잔잔하게 긴, 깊은 행복은 이어져 있는 소중한 관계에서 느낄 수 있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잘 기억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기 위한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 그 소통은, 내가 받고 싶은 것을 타인에게 먼저 해주는 것. 그리고 내 몸을 아끼는 것처럼 타인도 그렇게 소중히 대하는 친절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어렵지만 노력해야 할 부분....!!!


 

느낀 점


나는 인생이 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 보니 손익을 쉽게 따지고 계산을 하는 것이 익숙하고, 개인주의적인 면이 많다. 편함을 추구해오며 인생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운이었는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덕분이었는지.... 눈치껏 잘 행동하기도 했고 내 안의 이기심도 가면을 쓰고 나름대로 잘 숨겨온 듯(?)하다. 때론 나의 가능한 역치 안에서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기는 했으나 부끄럽지만 타인을 적극적으로 배려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랄까. 딱 그 선까지였다.

 


남편은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기도 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며 타인을 섬기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남편에게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질문을 참 많이 던졌던 것 같다. 남편의 그런 모습들이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남편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남편을 참 좋아해 주고, 힘들 때 더욱 찾고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나는 소수의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면, 남편은 다수의 사람들과 활발한 소통을 한다.

우리의 큰 차이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삶 VS 편함을 추구하는 삶"이다.

 

오랜 시간 이렇게 살아왔던 나는, 이제 더 이상은 편함만 추구할 수 없게 되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나의 편함을 추구할 수가 없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아이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엄마가 불편할수록 아이가 편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아이를 위해 더욱 많은 불편감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삶은 미성숙한 한 인간을 다듬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단적으로 자신의 편함만을 추구하면 피해를 끼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접 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통해 듣게 된다. 그들은 타인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만 생각한다. 자신의 편함을 위해서라면 타인이 희생되든 말든 거들떠도 보지 않고 타인의 고난까지도 무참히 외면한다.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인내. 이 마음이 없다면 인생을 늘 회피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결국 고독해지고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인생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의 편함을 우선시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 이유는 아이가 나를 보기 때문이다. 내가 지속적으로 편함만을 추구한다면 아이는 나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
나는 우리 아이가 아빠처럼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작은 부분이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위층의 층간소음이다.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위층에 올라가서 정중히 부탁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더 이해가 가고 견딜만해졌다. 우리 아이가 자라서 뛰어다니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양해를 바라야 하겠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받는 피해(소음)만 보였지만 이제 더 이상은 그 소음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우리가 더 소통하고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하는 삶에 대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작은 여담 : 
이 책에서는 고달픈 가장이자 세일즈맨 경만의 편의점 혼술 세트(참참참)가 나온다.

남편과 이 책을 읽고 좋아서 참. 참. 참(참치 삼각김밥, 참깨라면, 참소주)을 저녁으로 먹어봤다. 우린 참소주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독고가 마신 그 옥수수수염차가 어떤지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소감은... "캬!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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